목사 아내, 일가족 앞에서 남편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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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22일 밤 11시쯤 심장마비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ㄱ씨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져있는 ㄱ씨를 발견하고 현장에 있던 부인 정씨를 살인 및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사건 발생 당시 집안에는 아들 ㄴ씨(34)와 딸 ㄷ씨(29)도 함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정씨의 보석을 불허하고 범행동기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ㄱ씨는 2001년 애틀랜타에 한인 신학생을 대상으로 한 ‘페이스 바이블(Faith Bible) 스쿨’이란 신학교를 세워 학장으로 일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목사 안수를 받은 박사 학위 소지자로 알려졌다. 용의자인 아내 정씨 역시 독실한 기독교 인으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월드 굿사마리탄 미션’이란 비영리기독단체를 운영해왔다.
월15일 오전 10시, 전남 보성 도로변의 외딴집.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부부가 국화 세 송이가 놓인 마당을 지나 교회 간판 아래 현관문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1시간여 동안 세 자녀를 사망에 이르게 했던 당시를 재연했다. 큰방과 작은방을 말없이 오가며 현장검증에 임하던 부부는 결국 주방에서 자녀를 체벌하는 대목에서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식탁 다리에 양손과 양발이 묶인 채 엎드린 마네킹 등 위로 부부는 힘없이 파리채와 허리띠를 휘둘렀다. 현장검증을 마치고 남편 박 아무개씨(43)는 "죽어도 싸요, 저는. 자식을 죽인 사람이 무슨 말을 해요"라고 말했다.
박씨 부부의 숨진 세 자녀는 2월11일 오전 10시 친척에 의해 발견됐다. 세 살배기 셋째 조카가 며칠째 어린이집을 결석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된 고모가 박씨 가족을 찾아갔다. 박씨 부부는 끝까지 방문을 열어주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고모부가 문고리를 부수고 들어가 숨진 조카들을 발견했다. 반쯤 담요를 덮은 채 나란히 누워 있던 시체 세 구는 이미 부패가 진행 중이었다. 아이마다 옆에는 '예수님 구원해주세요'라고 쓰인 쪽지가 놓여 있었다. 방 안을 들킨 박씨는 "기도를 하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데 잡귀가 와서 방해한다"라며 크게 화를 냈다. 고모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 부부는 큰딸(9)·큰아들(7)·작은아들(3)을 1월24일부터 굶겼다고 진술했다. '잡귀'를 쫓기 위해 가족 전체가 금식기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이발기로 세 자녀의 머리카락도 밀어버렸다. 아이들은 굶기면서도 정작 부부는 밥을 먹었다. 어머니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막상 금식기도를 해보니 배가 고팠다. 우리는 이틀에 한 번 밥을 먹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는 1월25일 한 차례, 2월1일 두 차례 체벌을 가했고 2월2일 세 아이가 모두 숨졌다고 진술했다. 사망 시각은 큰아들 오전 2시, 큰딸 오전 5시, 작은아들 오전 7시라고 진술했다. '잡귀'가 끼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혹행위에서 제외된 넷째 갓난아기는 생존했다. 체벌의 근거는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마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이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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