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소리를 꿈꾸다 ♣
번데기로 살 수 있다면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한겨울에도, 뿌리 끝에서 우듬지 끝까지
줄기차게 오르내리는 물소리
고치의 올 올을 아쟁처럼 켜고
나는 그 소리를 숨차게 쟁이며
분꽃 씨처럼 늙어갈 것이다
고치 속이, 눈부신 하늘인 양
맘껏 날아다니다 멍이 드는 날갯죽지
세찬 바람에 가지를 휘몰아
제 몸을 후려치는 그의 종아리에서
겨울을 나고 싶다, 얼음장 밑 송사리들
버드나무의 실뿌리를 젖인 듯 머금고
그때마다 결이 환해지는 버드나무
촬촬, 물소리로 올 수 있다면
날개를 달아도 되나요? 슬몃 투정도 부리며
버드나무와 한 살림을 차리고 싶다
물오른 수컷이 되고 싶다
'이정록' 시인의 '물소리를 꿈꾸다' 입니다.
버드나무에 세 들어 사는 번데기
시인은 번데기가 되어 버드나무 그 힘찬 물소리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번데기처럼 그 물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는 없지만
소리를 상상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쉬지 않고 생명력을 이어가는 버드나무
그 쉬지 않는 물소리가 온 대지를 연록색으로
물들이는 날을 기다립니다.
지금, 여러분이 번데기라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으십니까?
따사로운 봄날, 크게 기지개 켜며
힘찬 도약을 위한 생명력을 끌어 올리셔야지요.
버드나무처럼, 쉼 없이 .. !
봄노래 모음으로 가곡과 클래식을
올렸습니다. 여유롭고 고운 한주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 초 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