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죽순

土談 2021. 6. 2. 18:44

           죽순

                            서건석

 

 하늘에 닿을 듯한 콧대와 자존심

바닥에서 솟아나고 저 지대 군락에서

낮춤의 의미를 실천하며 시작한다.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욕심 없이

정해진 대로 사는 모습을 감추려고

훗날 서슬 푸른 칼날처럼 비취는가

 

 주어진 대로 강건함을 닮고 싶어

평생을 대나무 정신을 동경해도

올곧은 외고집 전에 경건함이 좋다.

 

 뻣뻣한 자주빚 외투를 걷어내면

뽀얀 속살이 작업복과 신발을 벗어

드러나는 여린 가슴처럼 눈 부쉬다.

 

 예리한 느낌의 충만함을 덮으려고

속을  층층이 비우는 내공 품고

공간의 여유와 유연함이 신비롭다.

 

 산해진미를 중화 시키는 덤덤한 맛

달콤한 체리나 떨떠름한 올리브보다

있는듯 없는 듯 사는 맛이 그만이다.

 

오석이 음각으로 대나무가 잘 새겨져 있다.

대나무는 순부터 굴기와 크기가 결정되어 자란다.

바탕이 큰 사람이 조금 하게 적은 사람이 크게 욕심내면 사회의 불안정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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