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양간, 마구간, 가슴간 ♣
"사랑을 하면 가슴팍에 짐승이 돌아다니고
귀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는 걸 말이다.
귀가 젤 먼저 붉게 달아오르지. 귀에서
귀뚜라미 보일러가 팡팡 돌아가서 그런 거여.
그땐 생솔 가지 땔 땐데, 벌써 그 회사는 알았는가 봐.
쩔쩔 끓는 방에서 사랑 나누라고
보일러 이름을 그리 지었나?"
"어떤 짐승이 살아요?"
"모르긴 해도 황소 같아. 코끼리보다는 자발스럽고
원숭이보다는 점잖은 짐승,
말이나 소가 아닐까 싶어. 왜 소 키우는 데를
외양간이라고 하고 말 키우는 델 마구간이라 하지 않냐?
그럼, 사랑하는 사람이 크는 데는 가슴간 아니겄냐?
내가 이름을 붙여 봤다."
"엄니 가슴간엔 누가 산대요?"
"난 죽어서도 니 아버지다.
그만한 멋쟁이가 없지.
술 많이 먹고 먼저 저 세상 간 거만 빼고는 흠잡을 데 없지.
술 취해서 농사일 안 하고
병치레 십수 년 한 거 빼고는 얼마나 멋졌냐?"
'이정록' 시인의 시집 '아버지 학교' 에 수록된
마지막 시 '외양간, 마구간, 가슴간'의 한 대목입니다.
시인은 '행복이란,
가슴간에 무엇을 키우느냐?'에
달려있다고 .. 시인보다 더 시인 같은
엄니의 말을 빌려서 말합니다.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피서는 어떤방법이 좋을까? 궁리해 봅니다.
뭐. 에어컨이 제일 좋겠지요?
살다보면 .. 물리적으로는 해결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음악앨범을 내는 음반사에선,
소위 프로젝션 앨범이라는 재킷을 많이 냅니다.
한겨울에 듣는, 비 오는 날에 듣는, 등
그 프로젝트가 무려 100가지가 넘습니다.
오늘은 ..'음악이 함께 하는 하루”를 주제로
일상 중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10가지의 라이프 스타일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추어 최적으로 선곡된
매력적인 프로젝트 앨범으로,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클래식 음악에 처음 입문한 사람이라도
클래식 특유의 아름답고 편안한 선율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라고 자랑하는 모음곡을 올립니다.
한번, 믿어 보실까요?
시커머케 타버려 재만 남은 가슴간,
부글부글 끓어올라 아무것도 키울 수 없는 가슴간
너무 좁아 아무것도 들어갈 수 없는 가슴간
이 한주 가슴간을
깨끗하게 비우시고, 치우시고, 에어컨 하나 놓으시고,
사랑하나 키워 보시지요!
감사합니다. -초 립-
[Romantic]
01. 베토벤 : 바이올린 로망스 제2번 Op.50
02. 로드리고 : 아랑훼즈 협주곡 2악장
03. 쇼팽 : 즉흥 환상곡 Op.66
04. 멘델스존 : 한여름 밤의 꿈, Op.61 중 야상곡
05. 슈만 : 옛이야기, Op.132 3악장
06.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2악장
07.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2악장
08. 쇼팽 : 야상곡 Op.9/1
09. 파헬벨 : 캐논 D장조
10. 쇼팽 : 왈츠 제10번 Op.6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