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한문

68

土談 2013. 4. 29. 23:04

易漲易退山溪水, 易反易覆小人心

漲(창)은 물이 불어나다 또는 늘어나다의 뜻이다. 漲溢(창일)은 물이 범람하여 넘침, 漲價(창가)는 값이 오름을 뜻한다. 退(퇴)는 물러나다의 뜻으로 여기서는 물이 빠짐을 의미한다. 溪(계)는 골짜기를 흐르는 시내이다.계곡물은 쉬 불어나고 또 쉬 빠진다. 용량이 작고 경사가 심해서이다. 사람이 이랬다저랬다 쉬 변하는 것도 도량이 작고 균형이 안 맞아 사소한 것에 쉬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有言逆於汝心, 必求諸道

言(언)은 口(구)가 의미요소이며 비유가 없는 직접적인 말이고, 語(어)는 논박하는 말이라고 했다.

다만 이 ‘설문해자’는 그 이전의 글자인 갑골문을 참고하지 못한 한계점을 지닌다. 갑골문에 따르면, 言(언)의 윗부분 두 획은 上(상)의 원형이고 아래는 혀를 가리키는 舌(설)의 변형으로 言(언)은 혀 위에서 나온다.귀에 거슬리는 말에도 (忠言(충언)이 아닌 것이 있고, 듣기 좋은 말에도 즐겨 받아들일 것이 있다.) 반드시 도에서 구하라. 그러니 관건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이치를 잘 따져 판단하는 일이다.

 

不寫情詞不寫詩, 一方素帕寄心知

方(방)은 배 두 척의 뱃머리를 묶어 나란히 붙여놓은 것을 본뜬 상형자이다. 나란하다, 대등하다, 비교하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처럼 네모의 뜻과 方正(방정)처럼 바르다의 뜻도 있다. 素(소)는 가는 실의 흰색 비단으로 희다는 뜻과 꾸밈이 없이 素朴(소박)하다는 뜻이 있다. 帕(파)는 수건 또는 손수건이다.

寄(기)는 면(면)이 의미요소이다. 寄生(기생)이나 寄港(기항)처럼 의지하거나 기대어 머물다, 寄託(기탁)이나 寄贈(기증)처럼 맡기다 또는 주다, 여기서처럼 편지나 물건 따위를 부치다의 뜻이 있다. 心知(심지)는 知心(지심)과 같으며 애인이나 좋은 친구를 가리킨다

정다운 글도 시도 쓰지 않고, 네모난 흰 비단 손수건 하나를 임에게 보냈네.” 네모난 것은 바름이요, 흰 비단은 순수한 마음이 아닌가. 또 손수건은 늘 옆에 있고 싶다는 뜻이 아닐까. 하지만 “임이 받아 이리 저리 살펴보며, 가로 보아도 천이고 세로 보아도 천이라 하니, 이 마음 그 누가 알아줄까.”

 

人皆養子望聰明, 我被聰明誤一生

蘇軾(소식)은 21세에 진사과에서 억울하게 2위가 됐다. 고시관 歐陽修(구양수)가 자기 문하생 曾鞏(증공)의 답안지로 오해하고는, 1위를 피해 일부러 순위를 낮췄기 때문이다. 소식은 후의 制科(제과)에서는 당시까지의 송조 역사상 空前(공전)의 최고성적으로 급제했다. 그런 총명함으로 급속한 출세도 했었지만 만년까지 귀양지를 전전했다. 필화사건으로 옥사할 뻔도 했다. 東坡居士(동파거사)란 호칭도 식솔의 생계를 위해 동쪽 언덕에서 농사를 지어 얻은 것이다. 그런 그가 48세 늘그막에 얻은 아들을 씻기며 읊었다. 오직 어리석고 미련하여 별 탈 없이 무난하게만 살라고.

뛰어난 영재성은 누구나 바라며 큰 자랑거리이다. 하지만 극복 불능의 재난과 고난이 없는 삶보다 더 우선할 것은 없다. 천하에 총명했던 소식이 아니라도 그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면서 또 종종 잊는 사실이기도 하다.

 

尺紙從頭徹尾空, 憶人全在不言中

尺(척)은 열 치의 길이 또는 길이를 재는 자이다. 법도나 표준의 뜻도 있다. 고대에는 한 자 길이의 나무판에 편지를 썼으므로 편지를 尺牘(척독)이라고도 한다. 紙(지)는 종이, 尺紙(척지)는 종이편지이다.

從(종)은 따르다 또는 좇다의 뜻과 ∼으로부터의 뜻이 있다. 從頭(종두)는 머리부터 또는 처음부터의 뜻이다. 徹(철)은 뚫다 또는 관통하다의 뜻과 미치다의 뜻이 있다. 徹夜(철야)는 밤을 새우다, 徹底(철저)는 바닥까지 관통하다 또는 속속들이 미쳐 빈틈이 없다는 뜻이다.  從頭徹尾(종두철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라는 뜻이다. 憶(억)은 생각하다, 그리워하다, 記憶(기억)하다, 회상하다의 뜻이다. 憶念(억념)은 기억하다, 회상하다, 그리워하다, 기념하다의 여러 뜻이 된다.

본의 아닌 실수로 백지 편지를 보내온 남편에게 보낸 답장이다. “푸른 휘장 창 아래서 봉한 것을 뜯어보니, 편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백이네요. 의당 당신이 품으신 헤어진 恨(한)일 터인데, 저에 대한 생각이 온통 무언 속에 담겼군요.” 백지이지만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다 읽어냈다. 그리고 보낸 답장 역시 구체적인 표현은 없어도 그 마음이 충분히 드러난다. 때로는 無言(무언)이 훨씬 효과적이다.

奇文共欣賞, 疑義相與析

 欣快(흔쾌)는 기쁘고 유쾌함이다. 여기서의 賞(상)은 鑑賞(감상)하다 또는 마음에 들어하다의 뜻이다. 欣賞(흔상)은 기뻐하며 즐겨 감상한다는 뜻이다.疑(의)는 의심 또는 의심하다, 미혹되다, 머뭇거리다의 뜻이 있다. 어린아이가 막힌 길에서 갈 곳을 반복하여 비교하는 것을 나타냈다고 풀이한다. 갑골문에서는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길을 나가 하늘을 살피는 것을 나타냈다. 相與(상여)는 같이 또는 공동으로의 뜻이다. 析(석)은 木(목)과 도끼 斤(근)을 합했다. 쪼개거나 가르다, 分析(분석)하다의 뜻이다

기이한 글은 흔쾌히 같이 감상하고,의심스런 뜻은 서로 더불어 분석한다.

 

'취미 > 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70  (0) 2013.05.02
69  (0) 2013.05.01
67  (0) 2013.04.28
66  (0) 2013.04.27
65  (0) 201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