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걸써

土談 2018. 12. 1. 21:15

                 걸써

                                                 서건석

듣기 좋은 것만 써

왈가불가 해도 시비몰라 못써

귀에 거슬리는 것은 안 써

 

길흉사는 밥 먹으로 가는 것으로만 써

동창회에 상품 없으면 못써

실상은 어디가고 안 써

 

여간내기 삶을 노래로만 써

틀에 얽매이면 할말 못써

순일한 사람냄새 시 안 써

 

똥 냄새 맏는 것으로만 써

귀신 같이 맏아야 할 곳은 못써

호흡 알아차리는 것으로는 안 써

 

 

걸써-건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어 소홀한 태도로 써

항상 보는 耳目口鼻걸써 말고 조화롭게 반듯해야 쓸때 바로 써

 

만 써-제한적인 것으로 써- 찔끔찔끔 써 찌질이

못써-정보의 홍수속에 눈가리게로 써- 쓸때 못써 똥방멩이

안 써-꼭 필요한 것은 위리안치로 써- 알고도 안 써 멍텅구리

이것이 서류면 지워버리고,시류면 시를 써

 

 

 

 

모든 일을 이런 식으로 자신도 모르게 쓰지는 않는지.

 

 

똥방멩이-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방망이

시류의 흐름이 잘못됨을 조소하거나 감언이설로 늘 같은 거짓말을 반복하는 사람을 야유하는 소리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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