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건석
아름다운 한계의 신세계를 넘나 들고파
아우성을 쳐 작열한 더위 폭풍우를 견더도
알아 주는 이 없어 낙조의 핏빛으로
진달래 군락보다 더 화려한 자태로 물들였나
힘든 줄 모르고 불태우다
미풍의 소리 조차 힘없는 그림자 애닯게 떨어져
뒹굴어서 까지 벗어 놓은 옷 속에 울림의 음향이
생명의 빛 되어 어버이의 마음이 스쳐 내려 앉네
상흔 더덕더덕 깨끗한 구석 드물어
지난 일 잊지 말라고 시위하는 것이지?
허허! 훈장 "훈장이여" 시드럭부드럭 져 가는
이런 울긋 불긋 눈요기 어디 가서구경 할거나
다대에 으슴푸레 어울려 어깨동무한 산 봉우리
거친 모습에도 끝없는 풍파의 인고와 침묵으로
모진 곳 없이 묵선이 애환의 근골로 새긴 산수
스산한 선경 속에 깃든 내력 누가 알려 주려나
자연과 시간 속에 명명된 것,인간의 내면이 서로 대화하듯 유기적으로 작동.
역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희생된 사건 사고들이 단풍과 낙엽의 전신을 빌려
가을의 결과물을 숙명으로 받아들여 잊기 쉬움을 산수에 새긴 이면을 일깨움
특히 결과물의 명명은 승자의 논리에 붙여진 왜곡되어 불리는 것을
주객을 전도하여 실체를 바로 전하는 고민을 마지막 연에 興歌로 승화
다대-더덕더덕 깁은 헝겁 조각-낙엽,단풍
1열정-잎이 붉어져-혁신
2희생- 낙엽 되어 떨어져-성장통
3시련-표현되어 소멸-숙성
4결과-산과 어울려-일그러진 모습 속에 아름다움
쉽게 광주 민주화 운동을 연상해 보는 것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