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바가지

土談 2021. 2. 10. 22:16

바가지

                서건석

건강이 샘솟는 산책로 따라 걷다보면

사계절의 풍미가 오감을 들이 쑤신다.

 

전에는 냄새가 역겨워 지나다 보면

오만 잡것이 나뒹굴어 코로나도 범접할 수 없었나보다.

 

선남선녀들이 삼삼오오 운동하며 강어귀까지 가다보면

오리 두루미 새들이 늘어나고 가끔은 잉어 수달 고라니도 만난다.

 

인연도 억지로 만들어 지지않듯 정취에 취해 흥얼거리다 보면

보고싶던 바가지석을 만난 오가르즘에 모든 것을 잊게한다.

 

생활하수를 뒤집어 써 애지중지 씻어보면

흔적이 남는 것이 마음을 닦아도 유리창 얼룩 지는 듯하다.

 

바가지와 마음이 동하니 신선한 충격에 가슴을 쓸어 내리면

긴장이 녹아 정성껏 물을 담아 보니 예스럽고 아담하다.

 

딱 막걸리 한잔 들어갈 탁주발이 되어 다양하게 감상하다 보면

괴물이 물속을 유영하며 바가지와 마음에게 말을 거는 확성기가 된다.

 

오점은 옛날부터 노래 불러도 지워지지 않는 전설이라면

대대로 애쓰는 여정의 감로수로 여겨 매일 정화수로 치성을 드리면

 

늘 어디 간들  바가지를 벅벅 긁어 버려지더라도 돌고 돌아

깨끗한 바가지석이 거리낌 없는 순진무구한 입술을 기다린다.

 

 

바가지석 ㅡ바가지형을 닮은 수석

탁주발 ㅡ탁주 그릇, 막럴리 사발

오점 ㅡ흔적 얼룩

늘 어디 간들 바가지를 벅벅 긁어 버려지더라도 ㅡ세대가 바뀌고 누구 손을 거치든

깨끗한 바가지석이 거리낌 없는 순진무구한 입술무엇이든지 바로 담아 마실수 잇는 그릇과 됨됨이가 본성된 사람

거리낌 없는 입술ㅡ 완전한 그릇이 사람과 혼연일체로 물 한잔 마시는 순간

바가지를 긁다’의 어원을 알고 계세요?
옛날에 콜레라가 돌 때 그 병이 귀신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귀신을 쫓기 위해 바가지를 벅벅 긁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매우 시끄럽고 짜증스러웠다는데요. 그 짜증스러움이 마치 아내의 잔소리가 짜증스러운 것과 비슷하다고 여겨 ‘아내의 시끄러운 잔소리’를 뜻하는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없는 깨끗한 환경과 맑은 마음이 유산이 전설이라면 치성을 드리다보면 찾지 않을까요.

바가지를 빡빡 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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