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서건석
불리어진 형태는 기억된 역사
떨어져 나간 파편과 가루는 잊힌 일
조각을 적게 낼 수록
평화롭고 다양하게 공간을 사용할 여지가 있고
나부랭이가 많을수록
베일에 혼란스러워 원하는 이름의 틈이 없다.
무지막지하게 강하고 예리한 도구는
연약한 나무에도 무뎌지고 갈고 갈아도 끝내 못 쓰고
혼신을 다하는 장인도 여러 새대를 거쳐
새로운 무대에서 하나 둘 사라진다.
실체는 사라지고 의자만 남아서 전해지고
버려진 자취 속에 쪼가리와 먼지를 찾아
숨은 표면를 그리며 어루만진다.
의자=역사
도구=무력 권력
장인=영웅
나무=대중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듯 대중은 늘 살아서 숨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