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의자

土談 2021. 8. 6. 13:06

                 의자

                              서건석

 

불리어진 형태는 기억된 역사

떨어져 나간 파편과 가루는 잊힌 일

 

조각을 적게 낼 수록

평화롭고 다양하게 공간을 사용할 여지가 있고

 

나부랭이가 많을수록

베일에 혼란스러워 원하는 이름의 틈이 없다.

 

무지막지하게 강하고 예리한 도구는

연약한 나무에도 무뎌지고 갈고 갈아도 끝내 못 쓰고

 

혼신을 다하는 장인도 여러 새대를 거쳐

새로운 무대에서 하나 둘 사라진다.

 

실체는 사라지고 의자만 남아서 전해지고

버려진 자취 속에 쪼가리와 먼지를 찾아

숨은 표면를 그리며 어루만진다.

 

 

의자=역사

도구=무력 권력

장인=영웅

나무=대중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듯 대중은 늘 살아서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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