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瘦尙可肥, 士俗不可醫
尙(상)은 부사로서 동작이나 상태 등이 전과 같이 변화가 없음을 표시하며, ‘여전히’나 ‘아직도’ 또는 ‘그래도’로 옮겨진다. 尙存(상존)은 아직 존재한다는 뜻으로, 늘 존재한다는 뜻인 常存(상존)과는 다르다.
尙(상)은 본래 나누거나 분산하다의 뜻인 八(팔)과 북쪽으로 난 창을 뜻하는 向(향)을 합해, 창문을 통해 위로 기운이 흩어지는 것을 나타냈다. 본뜻은 上(상)과 같다. 高尙(고상)처럼 높다는 뜻, 崇尙(숭상)처럼 높이다의 뜻이 있다. 바라다의 뜻도 있으니, 제사의 축문 끝에 상투적으로 쓰는 말인 ‘尙饗(상향)’은 ‘제물을 받아 드시기 바랍니다’의 뜻이다.
醫(의)는 의사 또는 치료하다의 뜻이다. 술을 의미하는 酉(유)가 의미요소로 쓰인 점이 흥미롭다. 약자로 쓰는 의(의)는 본래 화살인 矢(시)를 상자인 방(방)에 넣은 것으로 화살통을 뜻하는 글자이다.
몸이 마른 것은 음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속된 것에 물들면 되돌리기 어렵다. 세속은 사람을 마비시키고 중독되게 하는 마력이 있어서이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거처 주변에 대나무를 심어 그 마력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水淸石出魚可數, 林深無人鳥相呼
물속 바위가 훤하게 비치고 노는 물고기를 셀 만큼 깨끗한 시냇물, 그리고 인적 없이 새들만 지저귀는 깊은 숲. 그런데 어느 계절의 모습인가? 독자는 각자 좋아하는 때 혹은 춘하추동의 여러 광경으로 상상할 수도 있다. 다만 작자는 눈이 올 태세의 겨울날에 썼다. 宋(송) 蘇軾(소식)의 ‘臘日遊孤山訪惠勤惠思二僧(납일유고산방혜근혜사이승)’에 보인다.
天欲雪,雲滿湖,樓臺明滅山有無。水清石出魚可數,林深無人鳥相呼。臘日不歸對妻孥,名尋道人實自娛。道人之居在何許,寶雲山前路盤紆。孤山孤絕誰肯廬,道人有道山不孤。紙窗竹屋深自暖,擁褐坐睡依團蒲。天寒路遠愁仆夫,整駕催歸及未晡。出山回望雲木合,但見野鶻盤浮圖。慈遊淡泊歡有余,到家恍如夢蘧蘧。作詩火急追亡逋,清景一失後難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