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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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談 2013. 5. 10. 23:53

‘논어’ 雍也(옹야)편에서 공자는 제자 顔回(안회)의 安貧樂道를 칭찬했다.

. 공자는 안회에 대해 “其心(기심)이 三月不違仁(삼월불위인)이니라”라고 했다. 오랜 기간 동안 그 마음이 仁을 어기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이다. 안회의 安貧은 외적, 물질적 조건에 관계없이 仁과 道를 추구하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다.

 

力不足者는 中道而廢하나니 今女畵이니라

예기’에서 말한 中道而廢는 이 雍也편에서와 달리 죽는다는 뜻이 강하다. 하지만 ‘죽은 후에야 그만둔다’는 ‘死而後已(사이후이)’야말로 자기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참모습인 것이다. 力不足을 핑계로 포기한다면 공자는 말하리라, “지금 너는 금을 긋고 있다

 

質朴(질박)이 지나치면 거칠고 文飾(문식)이 지나치면 미끈둥하다. 바탕과 문채가 어우러져야 ‘아우라’가 나온다. 단, ‘주역’의 賁(비)괘는 白賁(백비)가 최고의 꾸밈이라고 했다. 겉치레가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품격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人之生也直하니 罔之生也는 幸而免이니라

 罔(망)은 ‘없다’는 뜻의 부정어이다. 한문의 부정어는 [ㅁ-]과 [ㅂ-]의 두 계열이 있다. 앞의 예로 無(무), 无(무), 毋(무), 未(미), 末(말), 靡(미), 亡(망/무), 罔(망) 등이 있다. 뒤의 예로 不(불), 弗(불), 非(비) 등이 있다. 모두 兩脣音(양순음) 계열이다.

知之者가 不如好之者요 好之者가 不如樂之者니라

‘논어’ 옹야(雍也)편의 이 장은 삶과 공부에서 알 知(지), 좋아할 好(호), 즐거워할 樂(락)의 세 단계를 차례로 비교하고, 樂을 궁극의 이상으로 삼았다.

知는 矢(시)와 口(구)로 이루어져 있다. 화살 矢는 신성한 것으로 간주되어 서약할 때의 표지로 사용했으므로 ‘맹세한다’의 뜻으로 사용된다. 口는 흔히 ‘입 구’라고 풀지만 실은 입과는 관계가 없다. 본래 신에게 기도하는 글을 넣어두는 그릇의 모양이었다. 따라서 知는 신에게 맹세하는 일을 가리켰으며 ‘분명히 한다’라든가 ‘분명히 깨닫는다’는 뜻을 지니게 되고 ‘맡아서 행한다’의 뜻으로도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智는 知에 신성한 방패인 干(간)을 더해서, 신에게 맹세하는 일을 더욱 신성화한 글자다. 하지만 뒤에 知가 ‘안다’는 동사로 쓰이는 데 비해 智는 ‘지식’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好는 갑골문자에서 女(녀)가 子(자)를 안은 모양이다. 곧, 어머니가 어린 아들을 안은 모습이다. 거기서부터 아름답다나 친하다의 뜻으로 쓰였고, 모든 것이 좋다는 의미에서 ‘좋다’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樂은 손잡이가 달린 방울에 술이 붙어 있는 모양인데 춤사위 때 그런 방울을 흔들어서 신을 즐겁게 하는 일을 가리켰다. 음악 악, 즐거워할 락, 즐길 요의 세 뜻과 음으로 사용한다. 不如(불여)는 둘을 비교해서 앞의 것이 뒤의 것만 못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삶의 가치 있는 일에서 보면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높은 단계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거워하는 것이 더 높은 단계이다. 다만, 공자는 스스로 학문을 좋아한다고 했지, 즐거워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우리도 자기 일에서 궁극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쉽게 자만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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