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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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談 2013. 5. 12. 23:55

志於道하며 據於德하며 依於仁하며 游於藝이니라

藝(예)는 禮(예)·樂(악)·射(사)·御(어)·書(서)·數(수) 등 六藝(육예)를 말한다. 오늘날의 敎養(교양), 運動(운동), 趣味(취미), 藝術(예술)에 해당한다. 游於藝(유어예)는 작은 技藝(기예)에 耽溺(탐닉)함이 아니다. 주자(주희)는, 앞의 셋이 내적인 면에 마음 쓰는 데 비해 육예에서 노니는 것은 외적인 일상 행동을 통해 수양에 힘쓰는 일을 뜻하며, 그것을 아울러야 本末(본말)을 갖추게 되고 內外(내외)가 涵養(함양)된다고 하였다.

조선의 화가 李澄(이징)은 어릴 때 다락에서 그림을 익혔는데 어른들이 그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사흘이나 찾았다. 마침내 찾아낸 뒤 아버지가 화가 나서 종아리를 때렸더니 이징은 떨어진 눈물로 새를 그렸다.

 

不憤不啓(불분불계)와 不悱不發(불비불발)은 啓發(계발)이란 말의 출전이다.

憤(분)은 마음을 통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상태를 말한다. 혹은 감정이 고양된 상태를 말한다. 悱(비)는 드러내려 하지만 제대로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啓(계)는 마음을 열어줌을 말하고, 發(발)은 드러내도록 도와줌을 말한다.참교육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위대한 사상은 어렵지 않다. 인간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일을 중심에 두는 사상이어야 의미 있고 참되다. ‘논어’ 述而편의 이 章은 작은 예화를 통해 공자의 인격과 사상을 이해하게 한다.

 

富而可求也인댄 雖執鞭之士라도 吾亦爲之어니와 如不可求인댄 從吾所好하리라.

. 執鞭之士(집편지사)는 왕후의 행렬이 지나가도록 앞길을 정리한 미천한 일꾼이다. (벽,피)除(벽제)를 맡았던 驅從(구종)과 別陪(별배)에 해당한다. 吾亦爲之(오역위지)의 亦은 ‘그런 미천한 일이라도’의 뜻이다. 아무리 미천하다 해도 그것이 올바른 직업이어서 성실하게 일해 부를 얻을 수 있다면 나는 그런 미천한 일을 마다 않겠다는 말이다.

如不可求(여불가구)의 如는 ‘만일 ∼이라면’의 가정을 나타낸다. 이 구절은 ‘그런 미천한 일을 해서는 부를 얻을 수 없다면’으로도, ‘세상이 혼란스러워 그런 정도의 일로는 부를 얻을 수 없다면’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어떻든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라는 뜻을 함축한다. 從吾所好(종오소호)는 ‘내가 좋아하는 옛 도를 따라 행한다’로도, ‘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아간다’로도 읽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고뇌하지만 대부분이 실행하기 어렵다

 

.求仁而得仁이어니 又何怨乎리오

위나라 靈公(영공)은 어리석고 부인 南子는 음탕했다. 기원전 496년, 세자 괴외(괴외)는 南子를 죽이려다 실패하고 국외로 망명했다. 영공이 죽은 뒤 南子는 공자 영(영)을 즉위시키려 했으나 사양하자, 괴외의 아들 첩(輒)을 세웠다. 그가 出公(출공)이다. 이로써 16년 동안 부자간에 정권 다툼을 벌였다.

공자의 제자 염유(염有)가 “선생님은 위나라 임금(즉 出公)을 인정할까요?”라고 하자 자공(子貢)은 “내가 곧 물어보죠”라고 했다. 자공이 들어가서 “伯夷(백이)와 叔齊(숙제)는 어떤 사람입니까?” 물으니 공자는 “옛날의 어진 사람이다”고 했다. 자공이 “그들은 세상을 원망했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자공은 나와서 “선생님은 위나라 임금을 인정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求仁(구인)은 인을 추구한다는 뜻이고, 得仁(득인)은 인을 실행했다는 뜻이다. 何(하)는 의문사이다. 한문에서는 의문사가 목적어이면 술어(동사)보다 앞에 온다. 또 한문에서는 과거 시제의 보조사가 발달하지 않았다. 문맥상 何怨乎(하원호)를 ‘무엇을 원망했겠는가’로 풀이했다.

백이와 숙제는 孤竹國(고죽국)의 왕자들이었다. 아버지가 숙제를 후사로 세웠으나 숙제는 형 백이에게 양보했고 백이는 부친의 명을 어길 수 없다며 도망했다. 숙제도 도망했다. 공자는 그들이 인을 실행했으며 부자 사이에도 형제 사이에도 원망이 없었다고 보았다. 人倫을 중시한 공자는 王位 때문에 부자가 다투는 일 자체를 악으로 보았기에 출공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역사적 맥락을 떠나, 求仁而得仁은 이상의 추구야말로 인간의 숭고한 행위임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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