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漢詩

秋興

土談 2014. 3. 26. 00:23

秋興 八首


杜甫

其一
玉露凋傷楓樹林 
巫山巫峽氣蕭森 
江間波浪兼天湧 
塞上風雲接地陰 
叢菊兩開他日淚 
孤舟一繫故園心 
寒衣處處催刀尺 
白帝城高急暮砧

옥구슬 이슬에 단풍 숲이 시들고,
무산 무협에 가을 기색 소슬하다.
강물의 파도 하늘 위로 용솟음치고,
요새 위 풍운은 땅 덮어 음산하다.
국화 거듭 보니 옛날이 눈물겹고,
매어 둔 배에 고향 생각 엉키노라.
곳곳에서는 겨울 옷 마련하기 바빠,
백제성 높이 다듬이 소리 촉박히 울리어라.

其二
夔府孤城落日斜 
每依北斗望京華
聽猿實下三聲泪 
奉使虛隨八月槎
畵省香爐違伏枕 
山樓粉堞隱悲笳
請看石上藤蘿月
已映洲前蘆荻花

해질녘 기운 해살 백제성을 비추는데,
언제나 북두성에 의지하여 장안 쪽을 바라보네.
원숭이 소리를 서너 번만 들어도 눈물 나는데,
팔월 뗏목이기 바랐던 절도사 수행 헛일 되었네.
벼슬에서 물러나 병든 몸으로 백제성
담장에서 은은한 젓대소리 듣네.
바위 위 덩굴에 걸린 달빛 보시게,
모래톱 앞 갈대꽃도 비추고 왔네.

其三
千家山郭靜朝暉 
日日江樓坐翠微 
信宿漁人還泛泛 
淸秋燕子故飛飛 
匡衡抗疏功名薄
劉向傳經心事違 
同學少年多不賤 
五陵衣馬自輕肥

천호의 산성이 아침 햇살에 고요한데,
날마다 강가 누각에 앉아 푸른 산을 바라보네.
이틀 밤을 샌 어부 아직 강 위 배 안에 있고,
맑은 가을 하늘에는 날 놀리듯 제비들 나네.
광형을 본받아 소를 올렸으나 뜻 이루지 못했고,
유향처럼 저술을 남기는 것도 맘과 일이 달랐네.
함께 배우던 소년들 모두 가난에서 벗어나,
장안에서 귀하신 몸 되어 있다네.

其四
聞道長安似弈棋
百年世事不勝悲 
王侯第宅皆新主 
文武衣冠異昔時 
直北關山金鼓振 
征西車馬羽書馳 
魚龍寂寞秋江冷
故國平居有所思

듣자니 장안은 바둑 형세 같다는데,
백여 년 동안 있었던 일 슬픈 일뿐이로세.
왕후장상 귀한 저택 모두 주인 바뀌고,
조정의 문무대관 옛 사람이 아니라네.
장안 바로 북쪽에서 징과 북이 울리는데,
토벌군의 기마는 급하고 장계는 내닫네.
사람들은 쓸쓸하고 가을 강은 찬데,
장안성 편안하던 날 그날이 그립네.

其五
蓬萊宮闕對南山 
承露金莖霄漢間
西望瑤池降王母
東來紫氣滿函關 
雲移雉尾開宮扇 
日繞龍鱗識聖顔 
一臥滄江驚歲晩
幾回靑瑣點朝班

봉래궁은 남산을 마주하고 있고,
이슬 받는 쇠기둥은 높은 하늘 사이에 닿았네.
서쪽을 바라보면 서왕모 노닐던 요지가 있고,
동쪽으로 오면 길상의 징조 함곡관에 가득했네.
빛깔 고운 오색구름 치미선을 펼친 듯했고,
햇살이 용의 비늘에 어리니 성상의 용안인 줄 알겠네.
지금은 병든 몸 물가에서 늙은 것을 한탄하네.
금문 지나 조회에 나간 게 몇 번이나 되었던가?

其六
瞿塘峽口曲江頭 
萬里風煙接素秋 
花萼夾城通御氣 
芙蓉小苑入邊愁 
珠簾繡柱圍黃鵠 
錦纜牙檣起白鷗 
回首可憐歌舞地
秦中自古帝王州

구당협 입구와 곡강의 나루가
천지에 가득한 건 가을 기운이네.
지난날 화악루와 협성에는 왕기가 오갔는데,
지금은 부용원에 변방의 우환이 들어섰네.
황곡이 춤을 추듯 곡강이 궁전을 두르고,
비단으로 맨 놀잇배 돛대 갈매기도 놀라 나네.
돌아보니 가련타 노래하고 춤추던 곳,
진중은 예로부터 제왕들의 터였다네.

其七
昆明池水漢時功 
武帝旌旗在眼中 
織女機絲虛夜月
石鯨鱗甲動秋風 
波漂菰米沈雲黑 
露冷蓮房墮粉紅 
關塞極天惟鳥道 
江湖滿地一漁翁

곤명지의 물은 한나라 때 파서 만든 호수인데,
무제의 깃발들이 지금도 눈앞에서 보는 듯하네.
달 뜨는 밤이면 직녀가 베틀에 앉아 실을 짜고,
돌고래의 비늘이 가을 바람을 일으키네.
물결에 일렁이는 줄풀들 검은 구름 속에 잠기고,
차가운 이슬에 연밥이 익을 때 분홍꽃은 지네.
여기 관새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는 오직 새나 다니는 길,
강호의 모든 땅에서 하나같이 어부 신세일세.

其八
昆吾御宿自逶迤 
紫閣峰陰入渼陂
香稻啄餘鸚鵡粒
碧梧棲老鳳凰枝 
佳人拾翠春相問 
仙侶同舟晩更移 
彩筆昔曾干氣象 
白頭吟望高低垂

곤오산과 어숙천이 꾸불꾸불 이어지고,
자각봉 산그늘이 미피호에 잠겼어라.
향기로운 벼 나락은 앵무새가 쪼다 남은 것이요,
벽오동 굵은 가지에는 봉황새가 깃들었네.
미인들과 푸른 풀을 따서 봄에 서로 주기로 하고,
신선들과 배를 타고 놀다 돌아갈 때 잊었네.
아름다운 글 솜씨는 그 기상도 메말라서,
흰머리 한탄하며 하늘을 바라보다 고개 떨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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