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숟가락

土談 2017. 2. 17. 20:08

 

          숟가락

                             서건석

 

투박한 숟가락 하나가 가래엿 이어 오듯

수저통 속에서 둥지을 틀어

긴 여정의 시간을 함께한다.

 

그는 이방인 처럼 겉돌지만

이사 갈때마다 아끼던 물건은 두고와도

못생긴 가래는 가족의 분신이 되어 온다.

 

이 외톨이는 밥먹을때

쓰임이 있으나 마나한데

왜 그자리에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밥먹을때마다 우연히 그 살피가 잡히면

나비의幻影이  가슴에 파고들어

찰라 어머니의 희노애락이 천년을 살것 처럼 스처간다.

 

누구 하나 원하고 고집한 것도 아닌데

항상 그 안에 있어 가족에게 감사하다.

이젠 떨어지더라도 이별주가 필요하겠는가.

 

 

미워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보던 가족사을 보던 역사의 흐름(남북)을 살피던 현실을 투영해보던

누구던 이 작은 도구가 미래의 원천이였듯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 있지않을까?

이 시가 거울 속에 나 자신의 얼굴을 닮은 자화상이고

숟가락이 나의 일생 대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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