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어머니

土談 2018. 5. 2. 19:42

어 머 니

                              서건석

 

 

천상에서 고귀한 귀품을 가지고

지상에 내려와 모진풍파 마다않고

자신의 본위를 모두 내려 놓고

맑은 이슬만 고집않고

온갖 탁류를 보시고 지내면서

천상인냥 청아하게 지내신 어머니

 

이젠 지상의 인연을 모두 지우시고

고향을 돌아가려는 준비을 하시는지

가족까지 잊어 버리고 싶은 무정에

저의 가슴은 져며 옵니다.

온갖 꼴 다보시고 어려워 않고

감싸앉는 힘은 어디 두고 떠나려 하는지

 

육신을 두고 떠난 마음 높이 솟아

천상에 노닐다가 흙비되어

육신을 거두려 오는것처럼

자유롭게 휘날리는 눈이 되어 자주 자주 오셔서

저희들의 가슴에도 파고 들어 떫은 마음을 발효시켜

바름을 알아 차리게 하소서

 

 봉세기에 메주를 차곡차곡 담아

따뜻한 아랫목에 띄워 장 만들고

밥그릇을 보자기에 꼭 싸서

이불 속에 묻어 두던 밥 한 그릇과 된장찌게가

산해진미의 맛 보다 그리운 것을 가슴 속에 고이 묻어 두고 삭히어

심장이 뛸 때마다 정성껏 삶을 살게 하소서

 

 아름다운 행복이  어디서 다시 꽃피울까

기억과 육신이 일그러져도 고귀한 마음으로 살아온 동정을

영원한 행복의 노래로 부르렵니다.

있는 그대로 편안히 살다 가시고

훗날 부끄러움 없는 저의 영혼이 되면

엄마의 동그란 마음과 하나 되는 날을 기다립니다.

 

 

봉세기-짚으로 둥글고 울이 깊게 결어 만든 그릇(멱동구미)

同情-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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