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서건석
빨강은
심장을 닮아 집중하고
열 받아 붉어지면 쉬어야 하고
공포에 파르스름하면 움직여야 하지요
주황은
친구를 닮아 주의하고
빨간 나쁜 친구는 사귀는 것 멈추게 하고
초록 풋풋한 친구는 마음껏 뛰어놀아요
초록은
산을 닮아 변화에 조심하고
빨간 단풍은 발길을 멈춰 세우고
초록 신록은 자유롭게 숨 쉬게 해요
신호등은
동반 자을 닮아 선을 지키고
약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 카드로 변해요.
이 시는 전라를 보여주지만
천박하지 않고 신비주의를 걷어내고
전라에 현혹되어 본질을 흐리지 않게
마음의 깊이를 모르지만 속이 보이도록 했다.
사랑하는 사람은 보지 않고 살아도
신호등은 하루도 보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