受人施者常畏人,與人者常驕人
남에게 베풂을 받는 이는 늘 상대를 두려워하고, 남에게 베푸는 이는 늘 상대에게 교만하다.
베풂을 주고받는 것은 얼마나 여유롭고 고마운 일인가? 베풂이 충만한 사회가 분명 아름다운 사회이다. 다만 그것이 자기과시나 교만함, 또는 두려움이나 비굴함으로 이어지지는 않는지 역시 조심스레 생각해 볼 일이다. 가난했던 曾子(증자)가 임금의 하사품을 거절하며 한 말이다.
當同利之時, 暫相黨引以爲朋者, 僞也.
이익을 같이할 때에, 잠시 서로 무리를 지어 끌어들여 이룬 집단은 가짜다.
當(당)∼時(시)는 ∼때에 라는 뜻이다. 同利(동리)는 이익을 같이함을 뜻한다. 暫(잠)은 暫時(잠시)나 임시의 뜻이며 黨引(당인)은 무리지어 끌어들이는 것이다. 以(이)는 목적이나 방법 또는 이유를 가리킨다. 여기서는 방법을 가리킨다.
. 歐陽修(구양수)가 규정한 참된 집단 眞朋(진붕)은 군자들이 바른 도리를 같이하여 모인 집단이다. 그들은 道義(도의)를 지키며 충심과 믿음을 실천하고 명예와 절개를 소중히 여기면서 처음과 끝이 같다. 가짜 집단 僞朋(위붕)은 소인이 이익을 같이하여 모인 집단이다. 그들은 봉록이나 좋아하고 재물이나 탐내다가 이익이 사라지면 더없이 가깝다가도 서로 해친다. 정치집단을 염두에 두고 ‘붕당론(朋黨論)’에서 한 말이다
尺之木必有節目
한 자짜리 나무에도 반드시 옹이가 있다.
尺(척)은 길이의 단위로 열 치(寸·촌)에 해당한다. 작다는 의미도 지닌다. 또 길이를 재는 기구인 자를 가리키며, 법도나 표준을 뜻하기도 한다. 동사로 쓰이면 길이를 잰다는 뜻이다. 必(필)은 반드시라는 뜻이다. 동사로 쓰이면 期必(기필)하다, 즉 반드시 ∼하기를 기약한다는 뜻이 된다. 必死則生(필사즉생·죽기를 각오하면 산다)의 경우가 그렇다.
節(절)은 보통 마디나 단락의 뜻으로 많이 쓰이나, 여기에선 초목의 줄기에 잎이나 가지가 돋는 부분을 가리킨다. 節目(절목)은 옹이, 즉 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그루터기다.
역시 옹이 없는 나무가 없듯이 현실 사회에 모든 이가 원하는 완전무결한 존재는 없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桃李不言, 下自成蹊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어도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난다.
桃李(도리)는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 또는 그 꽃이나 열매를 가리킨다. 오얏은 자두라고도 한다. 桃李(도리)는 또 젊음을 의미하니, 桃李年(도리년)은 청춘이나 한창 때를 가리킨다. 가르친 제자나 이끌어준 후배를 가리키기도 해서 桃李滿天下(도리만천하)는 제자나 후배가 천하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훌륭한 제자나 후배를 많이 두었음을 칭송하고 축하하는 말로 오늘날에도 흔히 쓰인다.
不言(불언)은 자랑이나 선전의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自(자)는 저절로의 뜻이다. 成(성)은 이룬다는 뜻이다. 蹊(혜)는 도로라는 뜻이다. 원래는 작은 길 또는 지름길을 가리킨다. 蹊徑(혜경)은 지름길이나 좁은 길 또는 방법이나 수단 및 경로의 뜻이다.
2100년 전에 漢(한)나라의 李廣(이광)이라는 장군은 훌륭한 품덕으로 많은 이의 사랑과 흠모를 받았다. 위대한 역사가인 司馬遷(사마천)은 그를 칭찬하며 당시의 이 소박하고 생동감 넘치는 속담을 인용했다.
三人成虎, 十夫揉椎
여러 사람이 여러 번 말하면 없는 호랑이도 나타났다고 믿고 많은 장정이 뭉둥이를 들게 만든다., 없는 사실도 자주 듣다보면 진실인 양 믿기 쉽다. 그러면 부정적인 작용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교활한 자는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한다. 流言蜚語(유언비어·근거 없이 모략적으로 날조하여 퍼뜨린 말)가 생겨나는 이유이다. 한비자 ‘전국책(戰國策)’에 보이는 표현이다.
揉는 끌어당겨 잡는다는 뜻이다. 흔히 굽은 것을 펴거나 곧은 것을 구부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또 손으로 비빈다는 뜻과 뒤섞는다는 뜻이 있다. 椎(추)는 방망이 또는 방망이로 친다는 뜻이다. 三(삼)과 十(십)은 구체적인 수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수가 많다는 뜻을 지니기도 한다.
人不可貌相, 海水不可斗量
사람은 생김새로 평가할 수 없고, 바닷물은 말로 될 수 없다.
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고 한다. 먹을 것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말 자체가 틀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예전에는 숨을 곳이 없어서라고 이해되었다. 사람도 지나치게 맑고 고상하면 함께 어울려주는 이가 없다고 한다. 그런 이와 어울리기에는 숨기기 어려운 약점이 너무 많아서이리라.
남과의 어울림이 없는 사회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남에게 약점도 보이고 또 남의 부족함도 잘 용납해 주는 이가 남들과 잘 어울린다. 그렇다면 새길 바가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숨길 약점이 많은 속인의 자기합리화일 뿐인가? ‘예기(禮記)’에 보인다.
반고가 후임에게 충고 해주었는데
평범한데 코빵귀 끼다가 서역이 실크로드을 지키지 못하고 .
善游者溺, 善騎者墜
헤엄 잘 치는 사람이 물에 빠진다는 것은 일반적인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흔히 존재하는 이치를 일깨운다. 헤엄칠 기회가 많아서이기도 하다. 사람은 흔히 익숙하고 숙련된 일에 대해 경솔하게 대하기 쉽고, 그러다 보면 실수를 범하여 화를 당하기가 쉬운 법이다. 넓은 직선 길에서 의외로 자동차사고가 많이 난다고 하지 않는가? 주량이 세다고 자부하는 이가 크게 취할 가능성이 더 크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또 잘한다고 자부하는 일에서의 실수는 모두 경솔함에서 비롯된다. 그런 실수와 화를 면하려면 언제나 如履薄氷(여리박빙·얇은 얼음 위를 걷듯이 한다)이라는 말을 새겨두고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