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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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談 2013. 3. 21. 22:18

三年視敬業樂群, 五年視博習親師

학업을 공경하며 학우들과 즐겨 어울리는 것은 배움의 작은 완성으로 가는 과정의 초보단계라고 하였다. 그런데도 오늘날에는 학업이 단지 직업이라는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만 여겨지며, 또한 경쟁 속에서 남들과의 어울림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흔하다. 폭넓은 학문과 전통의 계승도 점차 어려워지는 듯하다. 굳이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도 사람과의 어울림이 적어지는 세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리라.

 

業無高卑志當堅, 男兒有求安得閒

 安(안)은 何(하)와 통하며 흔히 어찌 또는 어느 곳의 뜻으로 쓰인다. 得(득)은 可(가)와 통하며 가능을 나타내어 ∼할 수 있다로 풀이된다. 閒(한)은 틈 또는 한가하다는 뜻이다.

 

千山鳥飛絶, 萬徑人踪滅

새의 움직임과 사람의 흔적조차 사라졌다. 그렇게 고요함과 깨끗함을 표현한 시인은 다음과 같이 작품을 완성한다. ‘외로운 배에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가(孤舟사笠翁·고주사립옹), 눈 내리는 추운 강에서 홀로 낚시한다(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외로운 배에 도롱이 걸치고 삿갓 쓴 노인을 등장시켜, 그에게 눈 내리는 추운 강에서 낚시하게 한다. 이때에 새가 날지 않고 사람의 자취가 사라진 것이 눈 때문이라는 것도 분명해진다. 눈 내리는 강산과 낚시하는 노인의 고요함과 깨끗함과 외로움과 추위의 어우러짐, 그것은 초월의 추구일까 세속에 대한 미련일까.

 

天地者萬物之逆旅, 光陰者百代之過客

逆(역)은 逆流(역류)나 逆行(역행)에서처럼 거스르다 또는 거꾸로의 뜻이다. 동시에 맞이하다 또는 받아들이다의 뜻도 되며, 시간적으로는 미리의 뜻이 된다. 逆風(역풍)은 거슬러서 부는 바람을 가리키며 또 바람을 안는다는 의미도 된다. 旅(려)는 나그네 또는 旅行(여행)하다의 뜻이다. 또 고대의 군대 단위의 하나로서 조선시대에는 125명으로 이루어졌고, 고대 중국에서는 500명 내지 2000명으로 이루어졌다. 군대를 통칭하기도 하며 많은 군중을 뜻하기도 한다. 逆旅(역려)는 나그네를 맞이하는 곳, 즉 여관이나 여인숙이다.

光陰(광음)은 햇빛과 그늘 또는 낮과 밤으로서, 시간이나 세월을 의미한다. 百代(백대)는 끊임없이 길게 이어지는 오랜 기간을 가리킨다. 過客(과객)은 지나가는 길손이다. 오래 머물지 않음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세월은 영원히 이어지지만 각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래 머물지 않고 흘러간다는 의미이다

 

孔席不暇暖, 墨突不得黔

暇(가)는 틈이나 겨를을 뜻하며, 不暇(불가)는 ∼할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暖(난)은 따뜻하다는 뜻이다.

突(돌)은 굴뚝을 가리키며 溫突(온돌)의 경우에는 구들을 가리킨다. 흔히 우뚝하거나 볼록하다 또는 부딪치다의 뜻으로 突出(돌출) 또는 突進(돌진)처럼 쓰인다黔(검)은 검정이 또는 검다는 뜻이며, 그을다 또는 그을리다의 뜻도 된다. 不得黔(부득검)은 검정이가 묻어 검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공자는 자신의 도를 펼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래서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했고, 자연히 앉은 자리가 따뜻할 틈이 없었다. 묵자 역시 남을 위하느라 밖으로 돌아다녔다. 그래서 자기 집에 머물며 취사할 일이 없었으며, 자연히 굴뚝에 검정이가 묻을 일이 없었다. 또 禹(우)임금은 전국적인 치수사업을 하며 세 차례나 자기 집 앞을 그냥 지나쳐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날 누구에게도 사생활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스스로 公人(공인)을 자처하면서 안일함에 젖거나 사생활을 우선시한다면, 그것은 기만적 행위이다

 

保生者寡欲, 保身者避名

保生(보생)은 생명력을 기르고 보존하는 것으로 養生(양생)과 뜻이 통한다. 즉,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말한다. 保衛(보위)처럼 지킨다는 뜻과 保佑(보우)처럼 돕는다는 뜻도 있다. 保有(보유)처럼 차지한다는 뜻과 安保(안보)처럼 편안하다는 뜻도 있다. 

 保身(보신)은 자신의 몸을 온전히 지키는 것, 즉 해를 당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功成身退(공성신퇴), 즉 공을 이룬 후에는 그 공을 차지하지 않고 물러나는 것을 현인들은 최고의 경지로 여겼다. 욕심과 명성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不信死花勝活人, 請郞今夜伴花眠

眠(면)은 睡眠(수면)처럼 잠자다의 뜻이다. 永眠(영면)은 죽음을 의미한다. 眠牛(면우)는 잠자는 소의 모습을 한 곳으로, 풍수가 좋은 곳이나 좋은 葬地(장지)를 비유한다

죽은 꽃이 산 사람보다 낫다고는 믿지 않아요.” 그러나 생각할수록 화가 난 신부는 꽃을 낭군에게 내던지며 투정한다. “사람보다 꽃이 더 낫다면 오늘밤엔 꽃을 데리고 주무시구려.” 사랑싸움의 모습이 생동감 있고 재미있다.

 

世事多因忙裏錯, 好人半自苦中來

忙(망)은 마음이 조급하다는 뜻이다. 보통은 바쁘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忙中閑(망중한)은 바쁜 중에 얻는 한가한 틈을 가리킨다

마음이 조급하면 서두르게 되고 서두르면 하는 일이 거칠게 마련이다. 그래서 결국은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는 까닭이다. 역경은 고생을 낳고 고생은 인내심을 길러 준다. 그리고 인내심은 밖으로는 호인이 되게 해 주고, 안으로는 성공을 위한 결정적인 요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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