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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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談 2013. 3. 23. 22:48

揚湯止沸,不如滅火去薪

揚(양)은 들어 올리다 또는 드러내거나 드날리다의 뜻이다. 抑揚(억양)은 누르고 들어 올리는 것이고, 揚名(양명)은 명성을 날리는 것이다. 湯(탕)은 뜨거운 물을 뜻한다. 국이나 달인 약 또는 온천 따위의 뜨거운 액체를 두루 가리킨다. 끓이다의 뜻도 있다. 揚湯(양탕)은 끓는 물을 퍼냈다가 도로 붓는 것을 가리킨다. 止(지)는 멈추다 또는 멈추게 하다의 뜻이다. 沸(비)는 끓다의 뜻이다. 들끓어 떠들썩하거나 어지럽다는 뜻도 있다. 沸騰(비등)은 액체가 끓어오름 또는 논란이 격렬하거나 세상이 어지러움을 의미한다. 앞의 구절은 끓는 물을 퍼냈다 되부었다 함으로써 끓지 않게 하려는 것을 가리킨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헛된 임시방편만을 취하는 행위를 풍자하는 성어로도 쓰인다.

 

不如(불여)는 ∼보다 못하다 또는 후자가 전자보다 나음을 표시한다

근본 원인을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비로소 안정된다. 생활환경은 많이 바뀌었어도 그 비유가 친근하고 실감난다. 역사서 ‘三國志·董卓傳(삼국지·동탁전)’의 注(주)에 보인다.

 

繩鋸木斷, 水滴穿石

닳기 쉬운 끈도 단단한 나무를 자를 수 있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도 바위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 아무리 작은 힘도 꾸준히 쌓이면 큰 역량을 보이며, 아무리 작은 성과도 쌓이고 또 쌓이면 놀랄 만한 업적이 된다. 나쁜 일의 경우도 그 이치는 같다.

繩墨(승묵)은 직선을 긋는 데 쓰는 도구인 먹물 먹인 줄로서, 규칙이나 법도를 비유한다. 鋸(거)는 톱 또는 톱질하다의 뜻이다. 정강이를 자르는 고대의 刑具(형구)를 가리키기도 한다.

유명한 문인들의 시와 문장을 평론한 宋(송) 羅大經(나대경)의 ‘鶴林玉露(학림옥로)’에 보인다.

 

酒中不語眞君子, 財上分明大丈夫

大丈夫(대장부)는 기개가 있고 지조가 곧으며 큰일을 할 사람을 의미한다.

 ‘孟子(맹자)’에서는 부귀 앞에서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고, 빈천해도 마음을 바꾸지 않으며, 위세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생활 속에서 군자(술 자리 말 실수)와 대장부(금전관계)의 모습이 그리 아주 멀리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역시 노력 없이 쉬 될 리는 없다

 

狗不以善吠爲良, 人不以善言爲賢

吠雪(폐설)은 견문이 좁아 새로운 것을 보고 놀라서 떠들어대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눈이 오지 않던 남방에 눈이 내리자 개들이 놀라 짖어댄 데에서 유래하였다. 吠日(폐일)도 같은 의미이다. 항상 날이 흐려 해를 보기 어려운 지방에 해가 나자 개들이 해를 보고 짖어댄 데에서 유래하였다

잘 짖는다고 좋은 개는 아니다. 집을 지키도록 하였으면 집을 잘 지키면 된다. 말솜씨가 좋은 것은 유용한 능력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현명함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말이 많은 것은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至言(지언)은 전할 내용이 있을 때 말하고 뜻을 다하면 그치고 번거롭지 않는 말.

 

청산유수로 소신을 말하지만 개가 짖는 소리보다 더 시끄러운 말도 있다.

남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분노하게 만드는 말도 있다.

멈출 듯 멈출 듯 멈추지 않는 지루한 말도 있다.

 어느 자리에서건 듣는 사람을 잘 살펴가며 말한다면 그가 이미 현인이 아닐까?

 

寒雪梅中盡, 春風柳上歸

매화는 눈 속에서 피어나지만, 활짝 필 즈음이면 눈은 어느 사이엔가 스스로 녹아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버들가지는 연한 녹색 빛을 보일 듯 말 듯 가리고서 봄바람에 흔들릴 것이다. 차가운 눈은 생명을 다했으니 인내한 매화의 승리는 완전하고, 봄바람은 버들가지에 돌아왔으니 마땅한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李白(이백)의 ‘宮中行樂詞(궁중행락사)’에 보인다.

 

宮中行樂詞八首
其一
小小生金屋。

盈盈在紫微。
山花插寶髻。
石竹繡羅衣。
每出深宮里。 ( 出一作上 )
常隨步輦歸。
只愁歌舞散。 ( 散一作罷 )
化作彩云飛。
其二
柳色黃金嫩。
梨花白雪香。
玉樓巢翡翠。 ( 巢一作關 )
金殿鎖鴛鴦。 ( 金一作珠 )
選妓隨雕輦。 ( 雕一作朝 )
徵歌出洞房。
宮中誰第一。
飛燕在昭陽。
其三
盧橘為秦樹。
蒲萄出漢宮。
煙花宜落日。
絲管醉春風。
笛奏龍吟水。
蕭鳴鳳下空。
君王多樂事。
還与万方同。 ( 一作何必向回中 )
其四
玉樹春歸日。 ( 樹一作殿 ) ( 日一作好 )
金宮樂事多。
後庭朝未入。
輕輦夜相過。
笑出花間語。
嬌來竹下歌。 ( 竹一作燭 )
莫教明月去。
留著醉嫦蛾。
其五
繡戶香風暖。
紗窗曙色新。
宮花爭笑日。
池草暗生春。
綠樹聞歌鳥。
青樓見舞人。
昭陽桃李月。
羅綺自相親。 ( 自一作坐 )
其六
今日明光里。
還須結伴游。
春風開紫殿。
天樂下朱樓。
艷舞全知巧。

嬌歌半欲羞。
更怜花月夜。
宮女笑藏鉤。
其七

寒雪梅中盡。
春風柳上歸。
宮鶯嬌欲醉。
檐燕語還飛。
遲日明歌席。
新花艷舞衣。
晚來移彩仗。
行樂泥光輝。
其八
水綠南薰殿。
花紅北闕樓。
鶯歌聞太液。
鳳吹繞瀛洲。
素女鳴珠佩。
天人弄彩球。 【毛求】
今朝風日好。
宜入未央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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