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到處(도처)는 여기저기에 돌아다님을 가리킨다. 何似(하사)는 의문사 何(하)가 앞으로 도치된 형태로 ‘무엇을 닮았는가’에 해당한다.
應(응)은 應當(응당)처럼 마땅하다는 뜻이다. 應有盡有(응유진유)는 있어야 할 것은 모두 있다는 말이다.
飛(비)는 날다, 鴻(홍)은 큰 기러기이다. 踏(답)은 밟다의 뜻으로 足(족)이 의미요소이다. 踏步(답보)는 발걸음을 내딛다 또는 제자리걸음을 뜻한다. 踏靑(답청)은 푸른 풀을 밟는 것으로 淸明(청명) 전후에 들에 나가 산보하는 풍속을 가리킨다. 조사하다의 뜻도 있다. 踏査(답사)는 실지로 조사함을 뜻한다.
雪泥鴻爪(설니홍조)는 눈 내린 진창의 기러기 발자국으로 일이 지난 뒤의 흔적을 비유한다. 줄여서 雪泥(설니)라고도 한다. 인생은 눈 내린 진흙 밭에 우연히 발자국이나 남기고 사라지는 기러기와도 같은가.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牝鷄之晨(빈계지신)은 암탉이 새벽을 알리는 것으로 여성이 권력을 차지함을 비유한다. 牝鷄晨鳴(빈계신명)이라고도 한다.한창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 두 번 맞기는 어렵다
安上在於悅下, 爲己在乎利人
安居樂業(안거낙업)은 편안히 생활하며 생업을 즐기는 것이다. 安上(안상)은 위에 있으면서 편안한 것으로 통치 지위의 안정을 의미할 수 있다. 安(안)은 何(하)처럼 의문사로도 쓰인다.
在於(재어)와 在乎(재호)는 모두 ‘∼에 있다’에 해당한다. 존재하다의 뜻인 在(재)는 土(토)에 발음요소인 才(재)가 더해졌다고도 하고, 초목이 땅 위에 자라나는 것을 나타낸 것이 변했다고도 한다. 於(어)와 乎(호)는 모두 장소를 표시하는 데에 쓴다. 지금의 중국에선 더 간단한 于(우)를 쓴다.
利(이)는 칼인 도(도)로 곡식인 禾(화)를 베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날카롭다는 본뜻에서 이로움 또는 순조롭거나 편리함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利人(이인)은 남을 이롭게 하다의 뜻이다. 利用厚生(이용후생)은 기물의 사용을 편리하게 하고 생활을 풍족하게 함을 뜻한다.
‘周易(주역)’에서는 說以使民(열이사민), 즉 백성을 기쁘게 하여 부리라고 하였다
刻薄成家, 理無久享
理(리)는 점이 생략된 玉(옥)이 의미요소로, 본뜻은 옥을 다듬는 것이다. 그로부터 治理(치리)처럼 다스리다 또는 옥의 결이나 條理(조리), 여기서처럼 이치나 도리의 뜻으로 확대됐다.
남에게 각박하게 굴어서 집안이 성공했다면 그리 오래 누릴 수 있는 것이 못된다.
湯沐具而蟣虱相弔, 大廈成而燕雀相賀
蟣虱(기)는 서캐이고 슬(슬)은 이로 蝨(슬)과 같은 자이다. 기슬(기슬)은 비천하거나 보잘것없는 사물을 비유하기도 한다.
弔(조)는 끈 달린 주살을 잡아 던지는 것을 나타냈다. 吊(조)는 속자이다. 시신을 들에 나무로 덮어놓던 시절에, 동물들이 시신에게 덤비는 것을 막기 위해 주살을 던져 제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로부터 조의를 표하다, 슬퍼하다, 위로하다의 뜻으로 확대됐다.
廈(하)는 厦(하)로도 쓰며 큰 집을 가리킨다. 의미요소인 (엄,한)(한)은 위쪽이 튀어나와 아래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벼랑을 가리킨다. 엄(엄)은 벼랑 위의 집을 가리킨다.
어떤 일은 뜻하지 않게 남에게 행운이나 불행을 안기기도 한다. 악인에게 해가 되고 선인에게 득이 되면 좋겠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작은 일까지 모두 예측할 수는 없어도, 세심히 살피고 신중히 처리하면 의외의 폐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