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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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談 2013. 7. 17. 22:20

衛(위)나라 대부 거백옥은 이름이 瑗(원)이다. 伯玉은 字이다. 50세가 되어 49세까지의 잘못을 고쳤으니 君子豹變(군자표변)이라는 성어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논어’ ‘憲問(헌문)’편의 이 장은 거백옥이 보낸 심부름꾼의 겸손한 태도를 통해서 그의 주인인 거백옥이 얼마나 훌륭한 인물인가를 상상하게 한다. 공자는 두 번째로 위나라로 갔을 때 거백옥의 집에 머물렀다고 하는데 거백옥은 당시 90여 세였다. 거백옥이 사자를 공자에게 보낸 일은 그보다 앞선 일인 듯하다.

使人은 사람을 심부름시켰다는 말인데 언해본은 使를 ‘시’로 읽었다. 與之坐는 ‘그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나 ‘그에게 자리를 권했다’이다. 夫子는 大夫의 지위에 있는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니, 여기서는 거백옥을 가리킨다. 欲寡其過는 과실을 줄이고자 한다는 말이다. 未能也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거백옥이 자신을 수행하길 언제나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안타까워한다는 뜻이다. 使乎는 감탄의 뜻을 나타낸다.
공자는 휼륭한 것을 보면 찬사를 아끼지않았다.

지금도 이런 모습이 드문데,그당시에 이런 모습은 더욱 어려울텐데.

공자의 넓은 마음과 사물을 보는 시각이 탁월함을 알 수가 있다.

 

曾子曰, 君子는 思不出其位니라

옛사람은 자기의 지위와 본분을 벗어나는 일을 함부로 생각하지 말고 자기 일의 마땅함을 얻으라고 가르쳤다. 관직 제도의 면에서 보면 職掌(직장)을 지켜야지 侵官(침관)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침관이란 越權(월권)과 越分(월분)으로 남의 직무를 침범하는 일이다. 그래서 ‘주역’ 艮卦(간괘)의 象辭(상사)에 보면 “군자는 자기 직위에서 벗어나는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논어’ ‘憲問(헌문)’편의 이 장에서 증자는 ‘주역’의 그 말을 그대로 인용했다. 그런데 不出其位의 位는 官位(관위)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군신 관계와 부자 관계에서 각자가 차지하는 위치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장의 ‘思不出其位’는 행동하기 이전의 思에 대해 언급했다. ‘중용’에서는 ‘素其位而行(소기위이행)’이라 해서,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라’고 가르쳤다. ‘논어’가 자기 지위에서 벗어나는 일을 생각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중용’이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라고 가르쳤다고 해서, 그것이 각 개인으로 하여금 무조건 제한된 직무에만 충실하라고 강요한 것은 아니다.

朴世堂(박세당)은 이 구절이 단순히 越分(월분)만 경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직분을 다하라고 가르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자기 직분을 다하려 하는 사람은 늘 그 직분을 다하지 못할까 우려하므로 지위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君子는 恥其言而過其行이니라

논어’ ‘憲問(헌문)’편의 이 장에서 공자가 한 말은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중용’에 부족하기 쉬운 것인 행실은 감히 힘쓰지 않을 수 없고 넉넉하기 쉬운 것인 말은 감히 다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주자는 恥其言과 過其行을 분리해서, 恥란 감히 다하지 못한다는 뜻, 過란 넉넉하게 하고자 한다는 뜻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而가 之로 되어 있는 텍스트가 있다. 그렇다면 공자의 말은 ‘군자는 말이 행동보다 지나침을 부끄러워한다’로 풀이할 수 있다. ‘潛夫論(잠부론)’에도 “공자는 말이 행동보다 지나친 것을 미워했다”고 했다. ‘禮記(예기)’에는 “군자는 말만 있고 덕이 없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덕이 있어도 행실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했다. 모두 ‘里仁(이인)’편에서 공자가 ‘옛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내지 않은 것은 실천이 말에 미치지 못함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라고 한 뜻과 통한다.

‘장자’에 보면, 子貢(자공)이 原憲(원헌)을 만나본 후 자기 말이 행동보다 지나침을 부끄러워했다는 고사가 있다. 원헌은 집을 생풀로 덮고 쑥대 문을 내고 살며 비가 새어 습기가 차는데도 개의치 않고 꼿꼿이 앉아 현악기를 타고는 했다. 자공이 큰 말을 타고 찾아가자 원헌은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수척한 모습으로 맞았다. 자공이 “어찌 이리도 병이 드셨소”라고 하자 원헌은 “내가 들으니,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배우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을 병이라 한다 합디다. 나는 가난할 뿐이지, 병이 든 것은 아니오”라고 했다. 자공은 몹시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공자는 言行一致(언행일치)와 務實力行(무실역행)을 강조했다. 우리도 늘 말이 행동보다 지나치지 않는가, 猛省(맹성)해야 하리라.

군자는 자신의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여 공익에 일조하고,소인은 주어진 일을 편법을 취하여 사익을 취하는자로 보는 시공을 아우르는 감각이 위의 두문장을 포함하고 있지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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