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원추리 꽃

土談 2021. 7. 13. 08:23

                  

              원추리꽃

                                         서건석

 

해바라기도 아닌 것이

매미 소리를 응원의 박수 삼아

남 보다 배로 목이 아프도록 자란 것은

님을 보기 위한 일념인가

 

참나리도 아닌 것이

매미와 짧은 영화의 동병상련을 느껴

기린 목을 하고 더욱더 치켜든 것은

누구를 위한 기다림인가

 

수선화도 아닌 것이

매미의 애닯게 목이 터져라 우는 소리

살기 위해 나무까지 올라온 축하곡인가

하루 피고 지는 안타까운 장송곡인가

 

 

이 시는 산책 중 독특한 구조로 원추리꽃을 보고

신기하고 검소하고 때을 알려주는 매미 소리를

같이 들으면서 잠시 더위를 식혔다.

목이 긴 것, 죽도 룩 우는 것, 하루 동안 피고 지는 것

삶을 위한 열정과 짧은 일생의 동병상련이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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