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서건석 가냘프고 어여쁜 날개로 어디든 그리도 자유와 여유를 즐기는가 꽃 말고 내 마음에도 내려앉아 말 못 하는 이내 심정 빨아들여 님에게 전해 주렴 가벼운 실낱같은 날갯짓으로 어떻게 비바람을 맞서고 화평하게 노니는가 꿀 말고 내 가슴에도 파고들어 작은 상처에도 오래 힘든 마음의 상흔 어루만져 꽃다운 편지를 님에게 전해 주렴 사랑 사랑 님의 마음속에 살포시 날아들어 혼잡한 갈등의 힘겨운 고통 가루 묻혀와 내게 뿌려 주렴 내가 대신 서글픈 가슴앓이만큼 님에게 날아가 행복 향연 곡예 펼쳐 주려무나 미운 미운 님의 가슴속에 아름답게 스며들어 그늘진 번뇌와 쓰레기 문고을 걷어와 대낮에도 캄캄함을 탓하며 하늘거리는 등불 짓하면 너의 수고로움을 어둠의 꽃뿐 아니라 뿌리의 희생을 살펴 시의 향기 나풀거리며 살아가..